스마트폰 카메라는 가리라고 하면서 카메라가 여러 개 달린 자동차는 군부대에 들어갈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 보안 규칙을 신뢰할 수 있을까?
2026년 10월 16일 조선일보는 BYD 등 중국산 커넥티드카 최소 190여 대가 우리 군 시설에 출입 차량으로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등록 대상에는 F-35 전투기가 배치된 공군기지와 해군의 주요 군사시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은 격렬했다.
“휴대폰에는 보안 스티커 붙이면서 자동차는 생각도 못 한 거냐.”
“요즘 차는 후방카메라도 있고 사방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
“부대 위치는 구글 지도로도 찾을 수 있는데 내부 정보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
여기에 “차량 선택을 제한할 거면 구매 비용도 지원해야 한다”는 반론까지 등장했다.
이 댓글들을 연결하면 단순한 반중 정서를 넘어 첨단기술의 편리함과 국가안보의 비용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경제적 문제에 도달한다.

1. “스마트폰은 막으면서 자동차는?” —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보안 규제
이번 댓글에서 높은 공감을 얻은 반응은 기존 군 보안 규정의 모순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군 보안시설 들어갈 때 휴대폰 카메라와 블랙박스에 보안 스티커 붙이지 않나?”
이에 다른 이용자가 반박했다.
“블랙박스는 막아도 후방카메라 같은 장치에 백도어가 있으면 소용없는 것 아니냐.”
물론 특정 차량에 실제로 백도어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댓글이 제기한 문제는 생각해 볼 만하다.
과거 자동차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기계였다. 지금의 커넥티드카는 카메라, GPS, 무선통신, 소프트웨어를 통해 외부와 정보를 주고받는 전자기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자동차의 기능은 빠르게 달라지는데 보안 규정이 휴대전화와 기존 블랙박스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새로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댓글에서는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보안 프로그램으로 통제한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하다.
개인의 스마트폰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는 장치에는 비슷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는 기술 발전에 제도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규제 지체’ 문제와 연결된다.
2025년 미국 상무부는 중국·러시아와 연관된 특정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와 통신장비에 대해 단계적인 수입·판매 제한 규칙을 확정했다.
이는 자동차가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정보기술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의 국적만이 아니라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디로 전송하며, 누가 그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가이다.

2. “부대 위치는 이미 다 아는데?” — 진짜 위험은 데이터가 쌓이는 과정에 있다
댓글에는 이미 중국으로 군부대 위치가 넘어갔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부대 위치는 위성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위치보다 부대 안에 무엇이 있고 어디에 보관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두 번째 의견이 보안 문제의 핵심에 더 가깝다.
군사시설의 대략적인 위치를 아는 것과 내부 차량 이동, 시설 배치, 활동 시간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카메라와 위치정보, 통신 기능이 결합되면 개별 정보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활동 패턴을 추론할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실제로 해당 차량들이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해 해외로 전송했다는 사실은 이번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출입 등록 사실과 정보 유출 여부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위험을 미리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학의 ‘외부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차량 구매자는 가격과 성능, 유지비를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제품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차량이 보안시설에 위험을 초래한다면 피해는 구매자 개인을 넘어 군과 국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즉, 자동차를 저렴하게 구매해 얻는 이익은 개인에게 돌아가지만, 잠재적인 보안 사고의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경우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선택만으로는 위험을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다.
보안이 중요한 시설에는 일반 도로와 다른 출입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3. “중국차 금지할 거면 구매비도 지원해라” — 안보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
이번 댓글에서 가장 경제적인 질문을 던진 반론은 이것이었다.
“차량 구매 비용을 지원해 주든가.”
다른 이용자는 보안 때문에 선택권을 제한한다면 그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국가안보가 중요한데 개인의 차량 구매 비용부터 걱정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 논쟁은 정부 규제가 개인에게 어떤 부담을 주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군인이나 군 시설 출입자가 개인 비용으로 자동차를 구매했는데, 이후 보안 규정이 바뀌어 출입이 제한된다면 불편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차량 구매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제한 대상이 누구인지, 대체 주차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지, 민감 구역에서 차량의 통신 기능을 안전하게 차단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댓글에서는 중요한 반론도 등장했다.
“중국 생산 테슬라는 괜찮은가?”
“현대차와 기아는 안전한가?”
“중국차뿐 아니라 다른 커넥티드카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질문은 보안 규정의 형평성과 관련된다.
차량의 생산국과 소프트웨어 개발·관리 주체는 반드시 같지 않다. 따라서 제조국만으로 모든 위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어느 국가의 법률과 기업 지배구조 아래에서 데이터가 관리되는지도 보안 평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결국 필요한 것은 위험 수준에 맞춘 규정이다.
민감한 군사시설에서는 차량의 촬영·저장·전송 기능을 평가하고,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
일반적인 자동차 사이버보안 인증과 군사시설 출입 보안은 목적이 다르므로 별도의 기준도 필요하다.
또한 담당 기관이 누구인지,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안보 규제는 비용이 들지만, 보안 사고 이후 수습하는 비용은 훨씬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보안에 필요한 비용을 무조건 개인에게 떠넘기거나, 편리하다는 이유로 위험 관리를 미루는 방식 모두 적절하지 않다.
결론: 자동차를 산 것은 개인이지만 보안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
이번 댓글에서는 중국에 대한 불신과 정부의 보안 대응을 향한 비판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특정 국가에 대한 반감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자동차가 카메라와 통신장비를 탑재한 정보기기로 진화했다면 보안 규칙도 그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개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가격과 성능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간에서는 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위험을 확인하고 합리적인 규정을 만드는 일이다.
이번 사건이 던진 진짜 질문은 중국 전기차가 얼마나 위험한가만이 아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여전히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취급하는 동안 자동차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기계로 변했는가이다.
첨단기술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그 자동차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능력에서도 결정될 것이다.
참고자료
- 조선일보, 「카메라 달린 中전기차 200대, 軍 시설 자유 출입」, 2026.10.16.
-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커넥티드카 공급망 보안 최종 규칙, 2025.01.14.
- 국토교통부, 자동차 사이버보안센터 준공 관련 발표, 2025.11.05.
- 제공된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자료.